
요즘 ‘포트나이트’ 하면 단순한 게임을 떠올리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포트나이트의 현재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에픽게임즈 CEO 팀 스위니는 포트나이트를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유튜브와 같은 크리에이터 플랫폼, 더 나아가 메타버스의 미래로 진화시키고자 하는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포트나이트는 정말로 유튜브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주는 에픽게임즈의 전략과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미래, 그리고 애플과의 치열한 법적 전쟁까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포트나이트, 게임에서 콘텐츠 중심 플랫폼으로
기존의 포트나이트는 배틀로얄 형식을 중심으로 하는 게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 중입니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에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구축하고, 유저들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전환은 유튜브 초창기의 흐름과 매우 흡사합니다.
예를 들어, 인기 유튜버 MrBeast가 유튜브에 종속된 채 어떤 확장도 어려운 반면, 포트나이트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게임 안에 자신만의 ‘섬’을 만들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무대는 자체 IP 개발, 브랜드 협업, 스폰서십 계약 등 다양한 방식의 수익 모델을 가능하게 합니다.
실제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포트나이트 플랫폼을 통해 크리에이터들에게 지급된 수익은 약 7억 달러(한화 약 9,200억 원)에 달합니다.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가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그에 따른 보상이 창출되는 구조는 이미 건강한 생태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플랫폼 소유권에서 벗어난 자유
팀 스위니 CEO의 주장 중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플랫폼 소속의 메타버스가 아닌, 개방형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점입니다. 유튜브를 포함한 기존 플랫폼들은 기본적으로 콘텐츠 생산자를 해당 플랫폼에 ‘잠금(lock-in)’시키는 방식을 취해왔습니다. 반면 포트나이트는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콘텐츠를 같은 기술 기반을 통해 독립적인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유저가 포트나이트에서 제작한 ‘섬’을 기반으로 별도의 게임을 출시하더라도, 기존 포트나이트 유저층과 경제 시스템을 그대로 연결하거나, 심지어 포트나이트 내 아이템 샵과의 연동도 가능하도록 설계 중입니다. 이는 단순 콘텐츠 플랫폼을 넘어, 독립적인 디지털 경제를 구성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브랜드와의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광고를 게임 안에 적절히 통합하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과제입니다. 팀 스위니는 브랜드가 포트나이트 내 콘텐츠로 유입되더라도, 그 방식이 유저에게 방해되지 않고 재미를 더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면 나이키나 레고와의 콜라보처럼, 기존 유저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브랜드 가치와 유저 경험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사례가 그러합니다.
포트나이트에서 나이키 신발을 착용하거나 스타워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벤트는 게임 내 몰입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수익원과 콘텐츠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광고 노출이 아닌, 유저가 즐길 수 있는 ‘참여형 브랜드 경험’으로 승화된 것입니다.
애플과의 소송이 중요한 이유
포트나이트의 이러한 생태계는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만이 아닌, 법적이고 경제적인 장벽을 넘어서야만 가능했습니다. 애플과의 소송은 그 결정적인 분기점이었습니다.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 정책, 콘텐츠 통제 방식은 크리에이터들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는 요소였기 때문입니다. 팀 스위니는 개발자들이 일정한 생태계 내에서만 수익을 얻고, 자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고자 이 소송을 강행했습니다.
그는 애플이 설정하는 30% 수수료 구조가 플랫폼 내 창작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이며, 이러한 구조에서는 대부분의 게임 기업이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해왔습니다. 실제로 로블록스와 같은 플랫폼도 애플 수수료 문제로 인해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향후 과제와 포트나이트 생태계의 방향
포트나이트는 현재 두 가지 수익 모델—참여 기반 보상과 브랜드 협업—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향후 추가적인 수익모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작업에 대해 명확한 데이터를 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광고주나 브랜드와 협상할 수 있는 체계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실제로 최근 포트나이트는 자체 API를 통해 체류 시간, 추천 수 등 데이터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이러한 투명한 데이터 제공은 브랜드 캠페인의 ROI 측정을 가능하게 하고, 유저 기반을 활용한 맞춤형 협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마치며
포트나이트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 ‘크리에이터 경제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유튜브와의 비교는 아직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그 방향성과 전략에서는 오히려 한 수 앞선 모습도 보입니다. 크리에이터가 중심이 되고 플랫폼은 그것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질 좋은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 이것이야말로 유저와 브랜드, 개발자 모두가 만족하는 생태계의 모습일 것입니다.
브랜드 마케터나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면 이제 포트나이트를 단순한 게임 공간이 아닌, 하나의 마케팅 채널 혹은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